[원용석 기자의 스포츠 테마 Pot] 마약 전과 참회 '앤서니 성공' 을 멘다
'라슨은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내가 성숙하는 데 큰 영향을 준 사람' PGA 한인 스타 앤서니 김(23)의 캐디 에릭 라슨(47)의 '인생 역전' 스토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앤서니 김이 올해 와코비아 챔피언십 AT&T 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의 골프백을 멨던 캐디가 바로 라슨이었다. 엄청난 기대 속에서도 데뷔 첫해 우승을 하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던 앤서니였기에 라슨이 더욱 고마웠다. 앤서니에게 라슨은 캐디 이상의 존재다. 그는 라슨에 대해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내가 성숙하는 데 정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라며 그와 함께 더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캘커베키아와의 약속 라슨은 11년이나 감옥생활을 한 '마약 전과자' 출신이다. 지난 1989년 브리티시오픈과 95년 벨사우스클래식 우승 등 캘커베키아와 전성기를 함께 한 라슨은 그 해 마약상의 부탁을 받고 코카인을 운반하다 적발돼 징역 13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캘커베키아는 친구이기도 한 라슨을 잊지 않았다. 라슨은 감옥에서 죄를 뉘우쳤고 켈커베키아는 면회를 간 자리에서 "석방되면 함께 일하자"고 했다. 라슨의 형량을 감안하면 실현가능성은 작았다. 그러나 캘커베키아는 약속을 지켰다. 2006년 6월 라슨은 '모범수'로 인정받아 2년 빠른 11년 만에 출소했다. 캘커베키아로부터 바로 전화연락이 왔다. "다시 캐디로 뛰어줄 수 있겠어?" 사실 캘커베키아는 당시 46세로 선수 인생 내리막길에 들어섰다. PGA투어 통산 12승을 거둔 실력파였지만 나이가 들어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도 오랜 친구와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좋았다"고 캘커베키아는 말했다. 다시 호흡을 맞춘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들은 PODS 챔피언십에서 기적처럼 우승을 합작했다. 95년 벨사우스 클래식 이후 12년 만의 합작 우승이었다. 라슨은 "이것이 우리가 꿈꾸던 것"이라며 감격해 했다. ▶"마약판매는 돈 때문에" 왜 마약판매에 가담했냐는 질문에 그는 "오로지 돈 때문이었다. 투어를 하면서 마약을 한 적도 판 적도 없었고 필드에 가져오지도 않았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잘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며 "난 범법행위를 저질렀고 그에 대한 마땅한 대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라슨은 헬스 클럽을 운영하다 경영난을 겪으며 빌린 은행돈을 갚기 위해 코카인 판매를 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라슨에게 캘커베키아는 여전히 '은인'이다. "아마 캘커베키아가 아니었다면 내가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이제 나이가 들어 별 재미를 보지 못할테니 나보고 젊은 선수들의 캐디를 하라고 조언까지 해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앤서니는 더욱 큰 선수 될 것" 라슨은 캘커베키아의 조언을 새겨 들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PGA 루키였던 앤서니 김이 텍사스 오픈에 출전했을 때 그의 골프백을 멜 찬스를 잡았다. 당시 앤서니는 4위의 호성적을 냈다. 그러나 앤서니와의 첫 인연은 그것으로 끝났다. 올 봄 라슨은 앤서니가 캔디를 바꿀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앤서니를 찾아갔다. 계약은 4주간 임시 캐디. 3주만에 앤서니가 일을 냈다. 와코비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AT&T 내셔널에서도 정상을 밟았다. 클럽 선택 그린 라이 등에 대한 라슨의 조언도 한몫했다. 임시 캐디의 관계는 찰떡궁합 '전담 캐디'로 바뀌었다. 라슨은 앤서니의 우승때마다 10만 달러 상당의 거금을 챙겼다. 라슨은 앤서니 김에 대해 "그 전에는 앤서니가 노력없이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프시즌에 그는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앤서니가 갈수록 더욱 무서운 선수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라슨은 19일부터 켄터키주 루이빌서 시작하는 라이더컵에서도 미국대표로 출전하는 앤서니 김의 백을 멘다.